『개벽』 창간 100주년 기념 인사
천도교청년회 회장
매암 이재선
모시고 안녕하십니까?
올해 6월 25일은 민족의 아픔인 6‧25전쟁 발발 70주년이기도 합니다만 천도교 신문화운동의 상징인 『개벽』 창간 10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런 뜻 깊은 날 많은 분들을 모시고 축하행사를 해야 마땅하나 전세계에 유행하고있는 코로나바이러스19의 확산으로 부득이하게 지면으로 기념인사를 전하게 되어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
1919년 9월 2일, 3‧1혁명으로 태동한 천도교청년교리강연부는 1920년 4월 천도교청년회로 개칭하고 민중들을 위한 신문화운동의 일환으로 개벽사(開闢社)를 설립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랜 준비를 통해 1920년 6월 25일, 인내천, 사인여천, 보국안민의 이념을 바탕으로 잡지 『개벽』을 창간하였습니다. ‘개벽’은 천도교의 사상과 역사관을 상징하는 낱말로 천도교청년회는 잡지『개벽』을 통해 일제치하의 암혹한 사회에서 민중의 독립의지를 함양하고 정신‧민족‧사회개벽을 통한 사회개혁의지를 전파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민족잡지 『개벽』은 시작부터 김기전의 시 ‘금쌀악’과 ‘단군신화’ 등의 글이 일제의 검열에 걸려 발매반포금지를 당하고 수정 발행된 「호외」 역시 압수되어 「임시호」라는 이름으로 창간호를 3번에 걸쳐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한국인이 만든 최초의 민족 언론종합잡지로서 『개벽』의 험난한 여정을 알려주는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1920년 창간되어 1926년 8월 강제 폐간되고 이후 1934년과 1946년 두 차례 복간되는 역사 속에서 『개벽』은 종교, 사상, 정치, 경제, 산업, 역사, 문학, 미술, 음악, 풍속, 인물, 시사 등을 아우르는 종합잡지로서의 입지를 다졌으며 문학사(文學史), 사회사(社會史), 문화사(文化史), 종교사(宗敎史) 전반에 중요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개벽』은 한국문학의 산실로서 염상섭, 나도향, 현진건, 김동인, 김소월, 최서해 등 수많은 소설가 시인이 창작활동을 펼치는 공간이었으며, 어린이 인권운동의 기반이 되었고, 이 땅에 보이스카웃을 소개 정착시키는 등 외국의 풍속과 사상을 전파하고, 세계사적 기조를 알림으로써 시민의식을 고취시키는 매개체였습니다. 이 힘은 『신여성』, 『어린이』, 『조선농민』, 『별건곤』 등의 다양한 전문잡지를 출간하는 원동력이 되어 조선 민중들의 꿈과 미래를 위한 신문화운동으로 전개되었습니다.
『개벽』을 계승하기 위한 노력은 천도교청년회를 비롯하여 교단안팎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천도교청년회 중앙본부와 각 지부에서 제작했던 청년회보는 천도교 기관지인 천도교월보와 신인간과는 다른 시각의 글로 전국 천도교인들의 눈과 귀가 되었습니다. “개벽하는사람들”이 발족하여 2008년부터 제작되어온 월간『개벽신문』은 2020년 6월 통권 95호로 종간을 하고, 『다시개벽』이라는 제호로 계간 유가지를 출간합니다. 청오차상찬기념사업회는 춘천에 차상찬 선생 동상과 기념관을 세워 개벽의 의미를 기념해오고 있으며, “개벽사”라는 회사명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오신 고 유시활, 차웅렬 선도사님의 뒤를 이어 사비로 회사명을 유지하고 계신 천도교인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개벽』 창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현기사와 사회문화관의 노력으로 가을에 기념 학술대회와 부대행사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이토록 오랜 시간동안 정성을 담아 개벽을 계승해오신 분들께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100년 전 『개벽』은 각종 지식과 예술을 통해 민중들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개벽』이 곧 뉴스였으며, 드라마였고, 예능프로그램이었습니다. 즉, 미디어의 집합체로 민중들과 소통창구였습니다.
100년이 지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천도교청년회는 이 물음을 바탕으로 개벽 100주년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현재 천도교 청년회는 청년회가 걸어온 길을 담은 100년사를 준비하고 있는 한편,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인쇄물이 아닌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투브 같은 SNS를 통한 소통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운회관에 청년문화공간 마련을 위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소통의 부재를 극복하고자 온라인 수련, 온라인 회의를 통해 시대변화에 먼저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천도교청년회 창립기념행사에서 『개벽』 100주년을 성대히 기념하기 위해 청년회 구성원들과 함께 고심을 하고 있으니 따뜻한 격려와 성원를 부탁드립니다.
개벽창간 100주년을 맞는 천도교 청년들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더욱 정진하고자 합니다. 오늘 함께 축하하고 함께 기뻐하는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